Oct 4, 2010

"작화, 미술감독을 비롯해 여러 스탭들과 내 생각을 공유하긴 했지만 이번 이야기는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만들 수 없는 것 투성이다. 미안하다. 그래도 암이니까 좀 봐줘."

-지난 8월 사망한 곤 사토시 감독(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등)의 유언장 중-

곤 사토시 감독은 췌장암을 앓고 있으면서도 신작을 작업중에 있었다고 한다. 이제 곧 내 삶은 끝마쳐야 한다는데, 마치지 못할지도 모르는 작업을 진행시키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그 모순에 웃음이 났다. 그리고 그 모순과 허무를 유머로 승화한 곤 사토시라는 사람에게 반했다.

얇은 냉소와 자조는 치기로 읽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암이니까 좀 봐줘"라니 아, 이런 품위있는 자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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