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3, 2013

최근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 열차'가 화두에 오르면서
친구들에게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애정을 토해내곤 한다. ㅎ
봉준호 감독님의 '플란다스의 개'라는 영화 자체도 좋지만 사실 그 애정엔 일종의 '뽀샵효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

범생이 주제에 한번씩 조퇴까지 하고 영화를 보았던 고등학생 배민기의
알 수 없는 쾌감과 혼자서 영화를 보아도 창피하지 않다는 이유로 찾아가던
오래된 영화관에 대한 아련함이 그 효과가 되겠다.

학교의 입장에서 볼 때 눈에 띄지 않는 적당한 학생인 내게 최대의 일탈은
일년에 한 두 번 조퇴를 하는 것이었다.(조퇴 조차 수월했다)
그런 날엔 비디오 4~5편을 빌려 종일 보거나 극장에 가거나 하는 날.
특별히 학교가 싫거나 반항이 하고싶거나 한 것은 아니었는데
중3 어느날 한 번 이후로 고3 까지 4년을 1년에 한 두 번을 의례, 어쩌다보니, 어쩐지, 그렇게 된 거다.
비디오를 보던 날이야 그냥 집에가면 되는 일이었지만, 극장에 가고싶은 날엔 좋으면서도 내심 겁도 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후미진 중앙 극장으로 갔다.
그리고 '플란다스의 개' 역시 중앙 극장에서 보았다.

아래는
그 무렵 종종 들르던 신나라 레코드와 대훈 서적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친구로부터 전해들으면서 중앙 극장의 생존(?) 여부까지 궁금해져 검색해보다가 발견한 기사의 링크

연합뉴스 2011년 10월 10일 기사 : 사라지는 대전의 근대 건축물


언젠가 중앙극장에서 사로잡혔던 일본 영화 '쌍생아'의 강렬한 현판이라든지
부끄부끄 조마조마 한 마음으로 티켓 창구를 어슬렁거리던 서툰 마음이라든지
라디오도 팔고 피혁류도 파는데 이상하게 도장도 파주는 정체모를 구멍가게들이 빼곡했던 골목을 구경하던 일이라던지
추억이 많은데

진작 사라졌구나,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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