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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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아.름.답.네.요. 멋.있.어.요. 하며 치장한 말들이 많이 돌아다니지만 진정 아름다운 것을 보면 입은 말문을 닫고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어쩌면 입보다 말은 먼저 알고 있다 당장 뛰쳐나가고도 싶지만 그의 요란한 발굽에 그의 뒤뚱거리는 몸짓에 그가 일으키는 바람에 혹시라도 아름다운 그것이 놀라거나 다치거나 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말은 문앞에서 스스로 짧은 비명으로 멈춰선 뒤 발길을 돌려 가슴이라는 초원에서 숨이 차도록 뛰어 다니는 것이다.

이명윤 <가슴이 쿵쿵거리는 까닭> 전문



술에 물 탄 듯해도
어린애들까지도 섬기는 싱거운 사람
싱거운 막걸리 같아도
빠삭하여
알 건 다 아는 사람
저녁나절 소 타고 논에서 돌아오는 사람
어디 소뿐인가
눈 펄펄 날리는 날
그 눈이 이 세상 아득하게 채우는 날
하염없는 우주여 두려움이여
그러나 삼촌은 퇴창문 탁 열더니
허허 눈이 제법이네
산짐승들 어디 가서 뭘 먹고 산다지?

고은 <맹식이 삼촌> 전문



생각의 여름 - 안녕


정민아 - 작고 작게


조동진 - 나뭇잎 사이로

어제는 오-온 하루를 덤벙덤벙 실수투성이로 보내고는 멀미가 날 것 같은 기분에 자기 전 아무 시집 집어들고 펼쳐지는 대로 읽었다. 좋은 구절 발견하면 두 번 세 번 읽었다.
오늘은 오-오-온 종일 좋은 일 만 있었다. ^____^


2 comments:

  1. 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나한테는 게시글 올린 시간만 뜨는데, 너한테는 날짜도 보이는 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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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가 설정한 디자인은 날짜가 게시물 상단에 뜨거든, 그게 내 눈엔 많이 거슬려서 색을 흰색으로 해놨어 ㅎ 나한테도 이렇게 보여. 하지만 사용자 설정에서 날짜를 알 수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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